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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악몽을 꾼다. 옆에 누가 있으면 괜찮은 데 혼자 있으면 환청에 시달리고 가위에 눌린다. 그래서 아빠도 쫓아내고 엄마랑 잔지가 벌써 3개월. 독립이 지상 과제였던 내게 이런 시련이 오다니 믿기지가 않아서 어제는 혼자 자보려고 마음을 먹고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결국 새벽 2시가 넘어 잠들지도 못 하고 두 눈이 말똥 말똥하다가 이 책을 다 읽어버렸다. 이경미 감독님의 첫 에세이 “잘돼가? 무엇이든”

책 날개에 이런 문구가 있었거든.

•“엄마는 자기 전에 ‘편안히 잘 자라’라는 문자를 지금도 자주 보낸다.” 입을 꼭 다문 채 점점 마르고 새까맣게 변해가는 나를 본 뒤로 엄마는 매일 밤 “편안히 잘 자라”는 문자를 보내주었다. •

저 책 날개의 문구를 가만히 보고 있다가 읽기 시작했는 데. 너무 재밌어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이렇게 솔직한 에세이는 처음 본 것 같다. 내가 너무 감독님 속 이야기를 다 알아버리는 것은 아닌가. 나는 솔직한 편이 아니여서 솔직한 사람 앞에서 늘 뭐랄까, 미안하고 고맙고. 함께여서 즐거운 그런 기분을 느끼곤 하는 데.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거 같다. 감독님....제가 이 걸 읽어도 돼요? 알아도 돼요....? 으응? 그런 마음?

나도 감독님처럼 불안도가 높은 편이고 엄격한 부모님 슬하에 자라서 동질감을 느끼기도 했다. 감독님...저는 앞으로 감독님 편이에요...감독님 하고 싶은 대로 다 하세오...대신 영화 1편 책 1편 꼭 내주세요 .... 으응?

그냥 쓱쓱 편하게 읽은 거 같은 데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묘한 안도감과 해방감, 따스함이 느껴졌다. 참 기묘한 책이다..감독님 영화처럼. 이렇게 잠은 안 오고 속이 타는 밤. 아마 이 책의 어느 페이지를 꺼내 읽고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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