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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소설 『실화 失花』(1939)의 첫 문장은 이렇다. ‘사람에게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이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다.’ 나는 이 문장을 ‘비밀이 없는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해한다. 고독의 시간을 갈망하면서 동시에 홀로 존재할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그래서 나와 나를 가장한 나, 두 개의 가면을 쓰고 있다. 이에 관해서는 시인 아르투르 랭보가 “나는 내가 아닌 타인이다.“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비밀은 인간의 페르소나다. 관계의 최소 형태인 둘만 되더라도 사람은 각자 ‘나’라는 가면을 쓰고 연기하며 살아간다. 서로를 너무나 잘 아는 것만 같은 가족, 친구, 부부 사이라도 어느 순간, 남이라고 할 수 있는 ‘완벽한 타인’처럼 느껴지는 건 이러한 인간의 조건에서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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