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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책을 읽었나?

제주 여행에서 안도 타다오가 지은 유민미술관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었다. 제주의 장소성을 깊이 고려한 것이 보였고, 아르누보 낭시파의 도자기들을 어떤 위치에 가장 드라마틱하게 보여줄 것인가를 생각한 것이 느껴졌다. 이 도자기들, 이 기둥, 이 벽은 여기에 있지 않으면 안된다고 느껴지던 건축물은 처음이었고. 안도타다오라는 인물이 너무 궁금했다. 

무엇을 느꼈나?

전투력. 안도타다오는 진짜 엄청난 전투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끊임없이 일을 만들어온 사람이었다. 근래에 사람에게 이런 에너지를 받은 적이 있었나? 여건 상 건축학과를 나오지 못했지만 자신이 건축으로 먹고 살고 싶다는 목표가 뚜렷했고. 그는 그것을 책을 무진장 읽고, 독파하는 것, 그리고 실무경험을 쌓는 것으로 극복했다. 물론 이후에는 '건축사 1급이 있는 건축가 입니까?'라는 의뢰인의 말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도 따기 힘든 건축사 자격증 1급, 2급을 모두 따고. 이후에는 자신만의 철학이 담긴 건축물을 만드는 데 몰두하며, 일본은 물론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건축가가 되었다. 연전연승의 승승장구와 같은 인생으로 보이지만, 그는 자신의 인생을 연전연패라고 말한다. 어려움 속에서 끈임없이 도전하는 삶. 그것이 자신의 삶이고, 건축가 일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그의 전투력과 함께 돋보이는 것은 그와 함께한 사람들이다. 그는 책 속에서 "덕분에 많이 배웠다."라는 말을 자주했다. 안도 다다오의 작업 역시 눈이 갔지만, 그의 작업을 이해하고, 끝까지 전력을 다할 수 있도록 북돋아준 의뢰인들, 그리고 그의 지인들과 이들에 대한 안도의 감상들이 더욱 기억에 남았다. 또한 그는 자국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으로 일본 젊은이에게도 쓴 소리를 가감없이 하곤 했는 데, 이는 나에게도 죽비처럼 꽃히곤 했다. 

안도 선생님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배운 것은 한마디로 "여러분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만나고 있는 사람을 절대로 가볍게 여기지 마십시오."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 역자의 말 중

책속 밑줄 

자립적인 인간으로 살아가려면 각오가 있어야 한다.

나 역시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어찌되었든 내 나름대로 건축을 보는 방법을 스스로 찾고 생각하고 계속 추구했다. 다만 건축물의 겉모습만 보는 것이 아니라 만든 사람의 인간성이나 그의 인생, 그리고 그의 건축이 완성된 시대성을 포함하여 읽어 내려 했다. 묵묵히 그리고 꾸준히 걸어다니며 건축을 보면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 경험이 귀중한 재산이 되었다. 

요시하라씨는 늘 '다른 사람의 흉내를 내지 말라'라고 충고하곤 했다.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행동하고, 책임은 자신이 진다. 나는 그 방법을 요시하라 씨에게서 배웠다. 

목표를 향한 각오, 한손엔 전문서적, 다른 손엔 점심 - 필요한 것은 정신과 육체의 힘, 집중력, 목적의식

돌위에서도 3년 - 찬 돌 위에라도 3년 앉아 있으면 따뜻해진다. (일본 속담)

자유롭고 대담한 경영자나 문화인들을 만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어떤 한 사람이 강한 생각을 표현할 때면 전혀 인연이 없더라도 반드시 반응해 쭈는 사람이 있는 곳이 오사카이다. 사람들끼리도 서로 가깝고 재미있다. 나 역시 오사카 사람임에 긍지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죽을 때까지 여기서 일하고 싶다. 

호기심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만들고 꿈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가는 것이다. / 판단력과 실행력이 일의 전부다. 

그 당시에는 공터만 보면 내 멋대로 상상하며 건축 계획을 했다. 그러다 토지 소유주가 누구인지를 알게 되면 내가 계획한 건축을 제안하러 찾아갔다. 물론 

'부탁도 하지 않은 일'이라며 퇴짜를 맞았다. 나는 그때부터 일은 자기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무소에는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규칙이 있다. 제도 용구나 필기구 등은 모두 각자 부담하여 마련하는 것이다. 이는 목수가 대패나 톱 등의 공구를 자기 부담으로 마련하는 것에서 떠올린 것이다. 


인간의 감성은 생명이 있는 것과 접촉하지 않으면 점점 둔해진다. 


20평의 작은 집에서 출발하여 미술관이나 홀 등의 대규모 건축에도 손을 댔지만, 주거 공간이야말로 인간 생활의 원점이며 건축의 원점이라고 할 수 있다.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직원에게도 주택을 하나 담당하게 한다. 주택에는 건축에 관한 모든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거실 등의 공동 공간, 침실 등의 개인 공간, 부엌이나 화장실 등의 배관과 생활에 관계되는 공간 등 모든 요소가 들어 있는 것이다. 아울러 그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정, 비용, 품질관리, 법률적 대응, 현장 지시 등 모든 것을 다뤄야 한다. 결국 주택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경험하면서 일의 모든 것을 배우는 것이다. 


무라노 도고씨가 심사위원으로 스미요시나가야(창문 없는 외벽, 빛이 비추는 중정이 있는 주택)를 보러 오셨다. 건물의 안팎을 찬찬히 돌아보신 후 "이 건축이 나쁘지는 않네,하지만 상은 건축가보다는 여기서 힘들게 살고 있는 사람의 용기에 주어야 하겠지."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뜨셨다. 결과는 낙선이었으나 무라노씨의 그 말은 지금도 소중하게 마음에 새기고 있다. 그때까지는 건물에 실제로 살 의뢰인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그 이후로는 의뢰인의 존재를 의식하게 되었다.


내가 20대에 만났던 사람들은 궁극의 아름다움을 찾는 긴장감과 일에 대한 열정에 불타 결코 타협하지 않는 정신의 소유자들이었다. 그들의 삶의 방식과 사고방식으로부터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이사무 노구치, 쿠라마타 시로, 다나카 잇코, 미야케 이세이 등이 그들이다. 


두 전람회가 내게는 첫 시도였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어렵거나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 현실에서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는 큰불안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불안을 뛰어넘어야 비로소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도전은 많은 적을 만들기도 한다. 전람회는 건축에 대한 나의 생각을 펼쳐 놓는 장이지만 좋은 평가로 환영 받기보다는 비판에 노출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비판의 장에 스스로 놓여봄으로써 자신을 다시 볼 수 있다. 그러나 경험은 먼 훗날까지 스스로에게 큰 힘이 된다. (...) 모든 것은 용기를 가지고 한 걸음 내디딤으로써 얻을 수 있었다. 


세계는 넓고 내가 모르는 일은 더 많다. 나이가 몇이든 상관없이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만이 새로운 가능성을 낳는다. 


간사이 지역의 경영자들은 일을 의뢰하기 전에 직접 찾아오셨다. (...) 그 분들은 나를 위로하려고 오시는 것이 전혀 아니었다. 건축은 규모가 커지면 설계에서 완성까지 5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 함께 일할 사람이 향후 5년간 잘 견딜 수 있을지를 직접 확인하러 오시는 것이다. 모든 일의 결정은 타인에게 맡기지 않고 반드시 스스로 판단한다. 이는 내가 만난 탁원한 경영자들의 공통된 특징이었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한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 늙는 것이 아니다. 이상을 잃었을 때에 비로소 늙는 것이다. 열정을 잃을 때 영혼은 시든다. - 사무엘 울만 


후쿠다케 씨는 자유인이다. 섬에서는 언제나 장화를 신고 소탈하게 다녀서 좀처럼 대기업의 수장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는 자유로운 발상으로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제멋대로 임금님이다. 자유로운 정신과 정확한 판단력, 강한 집념이 그의 리더십의 원천이다. (...)사람의 생각은 문자 그대로 바위를 뚫을 수도 있고 산도 움직일 수 있다. 이것이 후쿠다케 씨와 함께 일하면서 배운 것이다. / 나오시마 미술관는 치추 미술관이 있다 _ 치우미술관에서 모네의 <수련>을 보고 싶다. 


학생들은 지금이야말로 국제사회에서 살아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긴장감을 가지고 바다를 건너 낯선 세계를 체험하면 좋겠다. 호기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세계를 알아 가야 자기 자신이 보이게 된다. (...) 어학능력이나 국젝적인 감각 이상으로 더 심각한 문제는 소극적인 태도이다. 


일본의 어린이들은 살아 있는 생명체로서 필요한 야성을 빼앗긴 것이다. 대량으로 양질의 상품을 만들고 소비하는 사회 구조에 최적의 교육시스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대로는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함으로써 세계에서 통용될 수 있는 강인한 인재는 나올 수 없다. 


연전연패 - 끈질긴 도전, 다음을 위한 밑걸음, 연전 연패의 자세로 혹독한 세상을 싸워 나가다 보면 상상도 못했던 형태로 꿈이 실현되는 때가 온다. 그러니까 산다는 것은 재미있는 것이다.


건축가는 꿈을 가지고 나아가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패배가 계속 되는 인생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감을 가지고 노력하라."라고 나의 체험을 바탕으로학생들에게 내 나름의 격려를 보내는 책이다. 


나는 대학교육을 받지 않았다.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다른 사람보다 더 강하게 가져왔다. 그래서 의지가 약하고 사람과 직접 부딪치려 하지 않는 심지가 여린 젊은이나 아이들을 보면 일본의 장래에 대해 강한 위기감을 느낀다. 인간성을 기르는 교육을 통해 자기 나름대로의 가치관을 가진 '자주적인 개인'을 만들고, 가족이나 지역에 대한 애정을 가진 일본인의 국민성을 회복하지 않으면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돈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 있다. 아이들이 살아나갈 수 있는 것은 지역사회를 비롯한 사람 간의 유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아이들이 반드시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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