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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서도 잃고 싶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요?

스미 유리카 : 잃고 싶지 않은 5가지가 있어요. 도전정신, 열정, 유머감각, 그리고 아름다운 것이라든지 예술 보고 감동하는 마음, 또 한국말로는자신을 꾸미려는 멋?’으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일본어로 오샤레(おしゃれ)’, 이렇게 다섯가지를 평생 잃고 싶지 않아요.

노년문화란 무엇일까요?

스미 유리카 : 밝은 면 보다는 어두운 면이 더 많이 부각되는 것 같기도 한데 잘 모르겠어요. 다만 일본은 노년문화가 보다 다양하고 발달되어 있긴 해요. 에너지 넘치는 노인들도 많고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잡지도 있죠. 지금의 60대가 베이비부머 세대라 그런지 인구가 많거든요. 그래서 노인을 위한 상품도 다양해요. 노인을 위한 핸드폰 같은 것들은 한국보다 빨랐던 것 같고, 노인 특유의 냄새가 있다고 하잖아요? 그런 걸 없애주는 샴푸나, 바디 제품 같은 것도 세세하게 있어요.

어떤 죽음을 맞이하고 싶나요?

스미 유리카 : 그런 단어가 일본에 있어요. 보통 일본에선 취업을 준비하면 취업활동을 줄여서 취활(就活), 결혼을 준비하면 혼활(婚活)이라고 하는데, 죽음을 준비하는 건 마칠 자를 써서 종활(終活)(마칠 종)이라고 해요. 많은 사람들이 쓰는 일반적인 말이고요. 그래서 이 종활을 위한 여러가지 상품도 있어요. 법적으로 정리해야 하는 재산이나, 갑자기 죽게 되었을 때 연락해야 할 사람 등등을 적어 놓는 노트를 서점에서 팔아요. 핑핑코로리(ピンピンコロリ)’라고핑핑노인들이 정정하다, 건강하다라는 뜻, ‘코로리는 어느날 갑자기 편안하게 죽는다는 뜻있데, 건강하게 잘 있다가 어느날 갑자기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라는 뜻이죠. 이상적인 죽음으로 이 단어를 많이 써요. 제 친구의 아는 사람 이야기인데, 아침에 미용실 갔다가 낮에 친구들이랑 식사 모임 하고, 밤에 저녁에 집에 가서 가족들이랑 식사 하고, 나 이제 잔다 하면서 잠자리에 든 후 꿈꾸듯이 돌아가신 그런 분이 계신데요, 저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노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스미 유리카 : 저는 노년이 뭔가를 받아들이는 과정 같아요. 제 경우를 보면 젊었을 때는 체력도 의욕도 넘쳐서 뭘 할 수 있을지, 에너지를 어디다 쏟아야 할 지 잘 몰랐는데, 이제는 현실도 알고 몸의 한계도 알아서 대신에 뭘 해야 할 지도 분명해지는 지점이 있거든요. 이제 진짜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뭔가 알고 지내는 느낌이 있어요. 조금 여유가 생긴 것 같기도 한데, 나이가 들수록 더 그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어요.

어떤 노인이 되고 싶나요?

스미 유리카 : 보다 나답게 나 자신으로 돌아가는 그런 과정이었으면 좋겠어요. 그걸 위해서 뭔가 특별한 걸 하기 보다는 어느 밤에 잠 자다가 그대로 가도 괜찮도록, 내일이 나의 마지막 날이 되어도 괜찮도록 하루하루 나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최선 역시 거창한 건 뭔가를 먹을 때도 대충 먹지 않고 이 범위 안에서 가장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먹는 것들인데, 그런 작은 선택 하나에도 최선을 다하면서 늙어가고 싶어요.

출처 : http://ch.yes24.com/Article/View/37469?Ccode=000_008_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