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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생 자대 배치 받고 처음으로 가는 면회~
남동생이 있는 양평으로 가기 위해 새벽부터 부선을 떨었다. 추석 전이라 차가 막힐 까봐 엄청 걱정했는 데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저수지 앞에서 차 세워두고 자다가 용문사에 들렀다.

규모가 엄청 큰 절은 아니지만 아기 자기하게 잘 정돈 되어 있는 곳이었다. 숲길과 계곡 사람들은 어떤 소원을 빌었나 가만 가만 등을 살펴 걷다 보니 금세 절에 도착했다. 시주할 현금도 없어서 소원은 간단하게 빌고 여기 저기 핀 코스 모스 앞에서 가족사진을 찍고. 쫄래 쫄래 내려와 차를 마셨다. 나는 발효된 연잎차를 마셨는 데 향이 좋았고 약간 술 맛(?)이 났다.

갑자기 비가 내려서 후딱 하산하고~
점심을 먹고 남동생 먹을 거리를 챙겼다.
사실 교촌치킨을 먹이고 싶었는 데 오후 1시가 되어서야 문을 연다 길래 포기. 도미노 피자에서 피자 한 판과 구운 치킨을 시켰다.

군부대는 갈 때마다 두근 두근하다. 쉽게 갈 수 없는 곳이다 보니 늘 신기하다. 사진도 찍을 수 없고 명확한 군부대 주소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그래 전쟁을 하지 않는 상태의 나라의 군대여도. 군대는 군대구나. 정말 제대로 잖아! 라는 생각에 또 신기했다. 어느 세상이든 대~충 굴러가는 세상은 없는 것 같다.

오랜만에 만난 남동생은 훈련병 때 보다 훨씬 차분해보였고. 자기의 현재 상태에 대한 의사표현을 잘 했다. 그것도 굉장히 분석적으로. 감성적으로 치우쳐지지 않은 채. 대충 뭉게 버리는 법이 없고 명확하게 자신의 현재와 기분을 말하는 남동생의 모습을 보며 안심했다. 내 생각보다 훨씬 남동생은 강한 아이인 걸 실감했다. 먹고 싶은 것만 먹는 아이였는 데 엄마가 아침부터 싼 김밥부터 입에 넣는 모습, 배불러도 끝까지 다 먹으려는 모습을 보면서 어느새 또 컸구나 싶었고. 마지막 가는 길에는 끝까지 손을 흔들 며 아쉬워하는 모습이 보여서 짠했고, 끝까지 내 면접을 응원해줘서, 내가 잘 할 거라고 너무나 믿어줘서 고마웠다.

남동생을 배웅하고 헛헛한 마음 달래러~
양평 테라로사로 향했다.
테라로사 나의 최애 카페.
제주 테라로사만 가봤는 데 양평은 다른 업체와 옹기 종기 모여 있어 또 다른 느낌을 주었다. 엄마 아빠 여동생이랑 커피 한 잔 하는 데 테라로사 분위기에 취했는 지 가족 사진도 막 찍고 기분좋게 몽롱한 상태로 차에 탔다.

남동생이 군대에 가서 오히려 우리 가족은 조금 더 가까워지는 거 같은 아이러니. 남동생이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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