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부터 비가 쏟아진다. 내 출근길이었다면 쌍욕이나 하고 말았을 텐데. 지금처럼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저 침수된 지하차도 맞은 편에 우리 아빠의 논과 하우스가 있기 때문이다. 이따금 내리다 마는 건 괜찮지만 쏟아지는 것은 위험하다. 새벽같이 나가는 아빠가 내일 또 물에 잠긴 하우스를 보게 되는 것은 너무 마음 아프고, 덩달아 기운이 빠지는 일이다. 예전에는 얼마나 나 밖에 몰랐는 지 매년 이렇게 비가 퍼붇거나 날씨가 안 좋아도 아빠를 생각 할 줄 몰랐다.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예전에 나는 참 ... 별로. 마음에 안 들어. 매일 우직하게 일을 해도 오락 가락 하는 날씨에, 유통업자 갑질에 한해 농사가 판가름 난다. 매년 안 좋아지는 상황 속에 “어쩌겠어. 내년에는 잘 되겠지. 내년에는 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리 집 막둥이 훈련병 수료식 다녀왔다. 단체생활을 힘들어하고 세심한 성격에 입맛도 까다로운 우리 집 ‘상전’의 군입대는 막둥이 자신에게도, 우리 가족에게도 미루고만 싶은 근심 거리 중 하나였다. 전화를 할 수 없기에 여동생, 엄마, 나는 남동생에게 꾸준히 인터넷 편지를 보냈다. 여동생은 할 말 없으면 본인 업무 일지까지 보낼 정도로. 매일 매일, 머나먼 논산 29연대 막둥이에게 말을 걸었다. 남동생에게 이렇게 조언을 건네고, 진심으로 응원하는 경우가 처음인 것 같기도 해서.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인터넷 편지를 썼던 거 같다. 응답없는 인터넷 편지를 보내며, 근심 걱정을 그대로 드러내곤 했는 데 포상으로 걸려온 남동생의 전화를 받으며 잘 지내고 있다라는 실감에 가족 모두..
요즘 악몽을 꾼다. 옆에 누가 있으면 괜찮은 데 혼자 있으면 환청에 시달리고 가위에 눌린다. 그래서 아빠도 쫓아내고 엄마랑 잔지가 벌써 3개월. 독립이 지상 과제였던 내게 이런 시련이 오다니 믿기지가 않아서 어제는 혼자 자보려고 마음을 먹고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결국 새벽 2시가 넘어 잠들지도 못 하고 두 눈이 말똥 말똥하다가 이 책을 다 읽어버렸다. 이경미 감독님의 첫 에세이 “잘돼가? 무엇이든” 책 날개에 이런 문구가 있었거든. •“엄마는 자기 전에 ‘편안히 잘 자라’라는 문자를 지금도 자주 보낸다.” 입을 꼭 다문 채 점점 마르고 새까맣게 변해가는 나를 본 뒤로 엄마는 매일 밤 “편안히 잘 자라”는 문자를 보내주었다. • 저 책 날개의 문구를 가만히 보고 있다가 읽기 시작했는 ..
오랜만에 서울에 온 개복치와 연남동 나들이. 원래는 한남동 가려고 했는 데, 매번 망했기 때문에 ㅋㅋㅋㅋㅋㅋ 중간에 연남동으로 급 노선을 바꿨다. 연남동 카페...? (이름이 기억 안나는 ... 인스타용 카페) 커피랑 마들렌 먹구 스코프 서울로 가서 마르코 폴로 티를 마셨다. 카페를 두번이나 가는 건 카페인 중독자 개복치의 의사에 따른 것이다. 전 회사가 연남동이어서 그 근방은 꽤 다녔는 데 그새 많이 바뀐 연남동...아기자기한 곳들이 정말 많아졌더라~다들 재주가 참 좋아. 카페에 오래 있다가 자주 갔던 오브젝트가 홍대역 근처에 3층 건물로 크게~~~생겼다길래 따라 나섰는 데 배가 너무 고파져서 대충 보고 금세 나왔다. 역시 금강산두 식후경이여..... 난생처음 엽떡 먹고 막걸이..
방어용 강의, 저대로 준비하면 보통은 받을 거 같다. 저 정도 성의면 미흡은 주기 힘들거다. 우수를 받아야 하는 부담이 없는 내가 듣기에 딱 맞는 그 수준인데....그런데. 내가 이렇게 말을 하기가 싫어.... 강의는 정말 잘 정돈 됐는 데 귀에서 살짝 들어왔다가 흘러가는 느낌... 인강은 넘치게 들어서 이게 내 머리에 박히고 있는 지 몸에 살짝 붙었다가 날아가버리는 자극 수준인지는 안다. 사실 강의 내용은 모두 까먹어버렸을 것이다. 선생님의 전체적인 태도는 정말 좋았다. 면접자로서 그대로 배우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겸손하고,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서글서글한 인상과 언행. 스터디도 잡긴 했는 데 스터디를 정말 싫어하기 때문에...고민이다 고민 ... 아아아아 강의에 돈 또 들이기 진짜 시른데에에에 ..
피티윤 서울시 면접 2차 오픈특강 다녀왔다. 태풍 때문에 집에서 볼까 하다가...늘어지는 거 같아서 후딱 다녀왔다. 솔직히 피티윤 쌤의 강의는 내 스타일이 아니었지만, 면접의 방향성을 잡고 면접에 임하는 태도를 돌아보는 데 도움이 되었다. 면접관 3명 중 2명은 시나 구에서 근무하시는 공무원 “공무원을 존중하라.”는 조언을 잊지말아야지! 그외 중요한 건, 안정감을 주는 인상(외적인 부분 외 전체적으로)과 일상성과 구체성을 갖출 것. 서울시 시정에 대한 지식은 기본, 그에 대한 나의 생각과 연관되는 case를 정리해볼 것. 그리고 직접 경험으로, 몸으로 준비하라는 것 정도....? 수업 끝나고 카페가서 면접 복기 자료를 찬찬히 읽어보았는 데, 면접의 전체적인 흐름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읽으면 읽을 수..
/ 긍정 / •드디어 서울시 필기발표~~ 합격 두 글자 보기 참 힘들었다. 무려 2달 걸려 발표라니..면접은 10월 말. ㅜㅜ 그래도 감사합니다... 설시야...으휴 •면접 등록하러 근처 도서관으로 갔다. 정말 추억이 많은 곳이라 애틋한 마음으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기약이 없어 막막했던 날들, 나 같은 백수를 아무 대가 없이 품어주는 도서관이 정말 고마웠었다. 언제나 내게 초심을 일깨워 줄 장소, 오래 보자~ •안과 검사 끝나고 신림동 이봄씨어터에서 을 보았다. 좋아하는 고레에다 감독의 신작에다 무려 황금 종려상 수상작이어서 꼭 보고 싶었다. 아래는 영화를 보며 스쳐간 단상을 정리. - 주어진 가족에서 벗어나 내가 가족을, 혹은 유대를 선택할 수 있을 때 더 강해지는 것이 아닐까? -..
/ 긍정 / • 어젯밤 주문한 알라딘 책이 단 하루만에~! 책도 굿즈도 마음에 들지만 전직장이 출판업계여서 그런지 알라딘에서 책을 주문할 때마다 뭔가..짠함을 느낀다. 당일 배송에 책 몇 권 산다고 굿즈를 바리 바리 싸주는 걸 보면..책 팔려고 참 노력한다는 생각에 안쓰럽고. MD들 굿즈 생각하느라 고생 좀 하겠다~ 저 굿즈 파는 데 출판사 광고비는 또 얼마나 들어갔을 까. 돌이켜보면 그래봤자 책인데..다들 참 열심히들 생각하고 만들고 판다. 항상 짠해 짠해. 각설하고, 주문한 책은 이진우 강사의 서울시 대비 면접특강, 이경미 감독 에세이 신간, 최은영 작가의 내게 무해한 사람, 유시민의 역사의 역사이다. 면접책은 24일에 있을 특강용, 이경미 감독 에세이는 전에 채널예스에서 칼럼을 꽤 재미..
/ 긍정 / •기다리고 기다리던 샌들이 왔다. 직구는 다 좋은 데 배송이...너무 감칠맛...나는 것. 김나영 샌들로 유명한 호이슈즈 솔트 워터 오리지널 샌들이다. 몇 년 째 신고 다닌 내 영혼의 동반자~~~ 크록스에게 안녕을 고할 때 온 거 같아 마련한 샌들이다. 발등도 높고 발볼도 높아서 신발 살 때 너무 힘들었는 데~~~~인터넷 아웃렛 다 뒤져도 마음에 드는 걸 못 찾다가~~~동생한테 추천 받아 바로 구매를 결정했다. 나처럼 g랄 맞은 발 사이즈에게도 이런 신발이 ㅜㅜ 새 신발인데도 너무 편하고 좋았다. 굽이 조금 있으면 발바닥이 좀 덜 아플 거 같긴 한데~~그래도만족한다. 무엇보다 비가 와도 신을 수 있다는 가죽이라니 완벽하도다. •병원에서 물리치료 받고 동네에 생긴 마라탕집을 갔다.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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